“항암 특효 작물이라더니”…농민 피해 속출 _수제 비누로 돈 벌기_krvip

“항암 특효 작물이라더니”…농민 피해 속출 _하루에 얼마를 벌었는지 아는 방법_krvip

<앵커 멘트>

동남아가 원산지인 삼채라는 농작물이 있습니다.

마늘보다 항암 효능이 6배 넘게 좋다는 정부 기관의 연구 자료를 믿고, 농가들이 너도나도 삼채를 들여와 심었는데요.

알고보니 이 자료가 허위였습니다.

어찌된 일인지, 최형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.

<리포트>

미얀마 원산 농작물인 삼채의 효능을 설명하는 방송 프로그램입니다.

정부 기관의 연구를 근거로 항암 성분인 황이 마늘보다 6배 많다고 강조합니다.

<녹취> "유황 성분이 마늘의 여섯 배에 달합니다."

농민 주장배 씨는 지난해 이런 효능을 믿고 한 농산물 수입업체로부터 모종을 받아 삼채 재배에 나섰지만 절반 이상이 죽어버렸습니다.

<인터뷰> 주장배(삼채 재배 농민) : "(썩은 종자) 50%를 골라내고 나머지 50%를 심었는데 그 중에 약 30% 정도가 발아가 안돼버린 거에요."

이 업체가 농가들에 판 삼채 모종은 kg당 만 원에서 2만 원 수준.

하지만 미얀마에선 0.4유로, 우리돈 600원 정도에 들여왔습니다.

<녹취> 김00(전 삼채 수입업체 직원) : "농민들에게 그렇게 팔면 안된다, 나중에 큰 문제 생긴다. 어떻게 감당하려 하느냐, 그런 얘기를 (회사에) 죽 했어요."

비싼 값을 주더라도 삼채 모종을 받은 사람은 그나마 나은 편. 돈만 건네고 아예 모종을 받지 못한 경우도 있었습니다.

<인터뷰> 박00(삼채 재배 농민) : "종근이 오면 바로 심으려고 준비가 돼 있었어요. 그런데 계속 오지 않으니까 농사를 할 수가 없었어요."

수입업체는 검역기관을 탓합니다.

<인터뷰> 배대열(삼채 수입업체 대표) : "(검역당국이) 몇억 원어치를 다 폐기시키다보니까 회사가 부도가 났는데…."

마늘보다 항암 효능이 6배 좋다는 실험결과도 근거 없는 것이었습니다.

수입업체 측이 식품연구원 간부 한모 씨에게 돈 천만 원을 주고 성분 분석을 의뢰하자, 한 씨가 임의로 식품연구원의 실험 결과인 것처럼 허위 자료를 건넨 겁니다.

때문에 항암 효능의 핵심인 황 성분의 함량 조사결과도 검증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.

한씨는 뒤늦게 이런 사실이 드러나 정직 처분을 받았지만 여전히 자신의 연구실에 출근중입니다.

<녹취> 한00(한국식품연구원 전 단장) : "어디다 대고 이게…. 왜 내가 당신한테 설명해야 돼?"

감사원은 한 씨 등이 만든 허위 자료가 농민들에게 피해를 끼친 것으로 보고 식품연구원의 삼채 효능 연구 용역 전반에 대해 감사에 착수했습니다.

KBS 뉴스 최형원입니다.